상주 ‘임란 60전 전승 정기룡 장군’명물 부상

적은 비용으로 지역 홍보효과 극대화

낙동강이 굽이치는 경북 상주시 중동면 회상리 들녘(1㏊)에는 임진왜란 때 60전 60승의 신화를 이룩하고 상주성을 탈환한 충의공 정기룡 장군이 명마를 타고 달리는 역동적인 모습이 그려져 있다.

상주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곳 논에 적색·흑색·황색 벼로 ‘임란 60전 전승 정기룡 장군’ 논 그림을 그렸다.

이같은 논 그림은 지역 명물로 인기를 끌면서 볼고리 제공과 함께 지자체 홍보란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은 올해도 지역 특색을 한껏 살린 ‘논 그림’을 앞다퉈 그리고 있다.

인구가 적고 규모도 작은 지자체가 큰 돈 들이지 않고 지역을 홍보할 수 있는 데다 관광객 유치와 지역에서 열리는 행사를 홍보하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는 매력 때문이다.

자주색, 노란색, 붉은색, 초록색 등 색깔이 다른 벼가 익어가면서 연출하는 논 그림 소재도 동물부터 이순신·정기룡 장군 등 역사 인물까지 다양하다.

‘명품 은행나무길’로 유명한 충북 괴산군 문광면 신기리 문광저수지 앞 논(5천481㎡)에는 유색 벼를 심어 ‘붉은 닭’ 그림을 그렸다. ‘어둠을 깨우는 붉은 닭’으로 명명된 이 그림은 새롭게 비상하는 괴산군의 시작을 알리는 의미를 담았다.

올해가 정유년 ‘붉은 닭의 해’라는 점을 고려했다. 괴산군은 2008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농악놀이’를 논에 그린 뒤 특허를 출원하고 매년 생동감 넘치는 논 그림을 그려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부산시 농업기술센터도 최근 강서구 가락 들판(1만1천900㎡)에 2030 부산등록엑스포 유치 염원을 담은 논 그림을 그렸다.

부산의 상징인 용두산공원, 해운대 센텀 스카이라인을 이어주는 광안대교, 광안리 불꽃축제를 형상화했다. 전남 농업박물관도 나주 농업테마공원 주변 논에 이순신 장군의 형상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논 그림을 만들었다.

논 그림은 논을 대형 캔버스 삼아 밑그림을 그린 뒤 6월을 전후해 색깔 있는 벼를 논에 옮겨 심어 조성한다.

지역 문화예술계 관계자들은 “일부 자자체가 엄청난 예산을 들여 상징 조형물 등 홍보물 조성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적은 예산을 들이면서도 홍보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논그림을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 면서 “경북지역 각 시·군도 인기 있는 논그림을 현장 견학하고 이를 지역에 접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