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자동차가 처음 나타난 때는? 1903년 고종의 즉위 40주년을 기념하는 창경식때 미국공사가 들여온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후 일부 부유층의 자가용과 운수사업용으로 활발히 수입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자동차는? 일단 이름부터 발음에 주의해야 하는 시발이라는 자동차이다.

1955년 서울에서 정비업을 하던 최무선씨가 지프의 엔진과 차축 등을 이용하여 만든 차량이다.

상주시 남원동에 살고 있는 개인택시 정무진 기사(84세)는 망구(望九)를 바라보는 그런 시대의 6.25 참전용사 출신이다.

상주초등학교를 나온 정 옹은 해방 무렵 대동정미소를 운영하던 부친(정기암)이 화물트럭을 두 대나 가지고 있어서 일찍부터 차를 만졌다. 상주에 차가 몇 대 밖에 없었으니 으스대었을 법 하지만 절대로 그런 일이 없었다고 한다. 결코 추억은 아름답지 못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정 옹의 17세 청춘은 아름다웠다. 부잣집 도련님이 차를 몰고 나가면 모두들 쳐다보았다. 천성이 순하고 착한 소년은 어려운 상인들을 많이 도와주었다.

돈 없는 장꾼들이 짐을 지고 가면 무료로 태워주었고 돈 있는 사람에게는 차비를 받아 운전기사와 나눠 썼다. 상주 곶감은 당시에도 유명해, 화물칸에 새끼로 엮은 곶감을 한 동씩 서울로 운반해 주고, 두둑한 운임을 받아 부친에게 갖다 드렸다.

그는 1955년 서울에서 운전면허증을 따고 버스 기사로 여러 회사와 많은 지역을 떠돌았다. 1970년대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될 때 한진고속의 기사로 멋진 안내양과 함께 고객을 모시고 경부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린 기억이 지금도 새롭다고 말한다.

그가 운전대를 잡고 생활한 지 어느 듯 60년이 넘었다. 요즈음은 일요일이면 결혼 한지 55년 된 아내 박경춘 여사와 함께 온천욕을 하러 가는 것과 대구와 서울에서 사는 손녀들과 전화통화 하는 것이 그렇게 즐겁다고 한다.

세상에 영원한 것이 없다고 하지만 운전만큼 격세지감을 느끼는 직업은 없었을 것이다. 해방 무렵, 요리집에 가면 군수상보다 더 좋은 상차림을 받았다던 운전기사는 오늘 날 아무나 할 수 있는 직업이 되었다.

하지만 장인, 고수, 대가란 대단하거나 전혀 새로운 것을 아는 사람이라 기보다는 아주 작은 차이를 감지해내는 사람이다.

그의 외길인생이 비록 못 배우고 힘들었던 외길이었지만, 성실과 근면으로 한 우물을 파온 장인 이였기에 외길 운전인생은 요즘 우리들의 직업관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